산이 주는 신비로움은 그 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에 있다.
1> 언제 : 2003년 9월 7일 일요일
2> 어디로 : 청도군 운문면 쌍두봉과 상운산
3> 누구와 : 산노을, 향기, 늑대산행
산 높고 골 깊은 경북 청도군
운문면에 자리한 쌍두봉.
산행로는 청도 삼계리 천문사에서 시작해
쌍두봉에 올라선 뒤 상운산
(上雲山1118.4m 혹은 1114m로
표기 된 곳도 있다)을 넘어
학심이골로 빠져 배넘이재를 넘어
다시 삼계리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 산행이다.
명산준봉에 버금가는 기품 있는
조망과 늠름한 바위 봉우리,
청정 산길을 품고 있는 산행이다.
산행 기점인 삼계리는 인근 문복산
계살피 계곡과 운문령을 따라
흘러내리는 생금비리계곡,
그리고 배넘이재에 흘러내린
배너미계곡이 한데 모이는 곳이다.
운문령을 넘어가는 향기님의
늙은 애마는 굽이굽이 돌아가는
신작로를 힘겹게 부르릉거리며 오르고,
때마침 몰려온 뿌우연 안개는
운전자인 향기님에겐 성가신 존재이겠지만,
나에겐 4차원의 세계로 이끄는 길잡이 같다.
순간순간 사라졌다 다시 몰아치는
안개는 오늘 산행을 미리 예견이라도 하는 듯.
힘겹게 오른 애마는 내리막길에선
운무를 눈밭으로 착각하는지
설원(雪原)을 지치는 스키어처럼
쏜살같이 미끄러져 내려간다.
아침 9시 5분 쌍두봉 가든 근처
괜히 마음이 바빠지고 어수선한 분위기의 추석 대목.
그 때문인지 산행에 참가한 인원은 단 3명.
오늘도 아주 조촐한 산행을 시작한다.
가든 근처 너른 공터에 주차시키고 산행준비를 갖춘다.
고속도로를 달릴 땐 간간이 차창을 때리던 빗방울.
때론 굵게 때론 가늘게 내리더니 운문령 넘어 생금비리 계곡을 내려서니 다행히 비는 그치고,
하늘엔 엷은 구름만 덮여있어 오히려
산행하기엔 더 없는 날씨.
계곡의 공기도 적당히 선선함이 느껴지는데....
무더웠던 지난여름도 흘러가는
시간에 어쩔 수 없는 듯 그 기세가 한풀 꺾이고,
뒤따르는 가을의 문턱에 그 자리를 내주려 함인가.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손이 들어간다.
생금비리 계곡을 건너 쌍두봉
끝자락에 위치한 천문사엔 지금 불사가 한창이다.
쌍두봉 산행은 절 입구 배너미재로
올라서는 바로 왼쪽에 등산로가 뚜렷이 위치한다.
쉼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 길.
처음부터 꾸준히 경사진 길을 오른다.
길은 뚜렷하고 인적은 드물고 싱그러운
숲에선 맑고 향긋한 기운이 숲을 가득 채운다.
선선한 가을의 문턱에서도 막상 산을
오르니 땀이 송글 송글 맺히더니
어느새 몸은 삐져나온
노폐물로 촉촉이 젖어든다.
쉬엄쉬엄 오르며 전망이 좋은
곳에선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간식으로 배도 채운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계곡의 신선한
바람은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계곡의 물소리인지 바람소리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인지 모를 상쾌한 속사임이
계곡아래에서 끊임없이 들려오고
산등성이에서 내려다보이는
삼계리 일원의 산촌(山村)은
계곡에서 피어난 뿌우연 개스로 덮여있고
운무사이로 희끗희끗 비치는 모습이
시원한 산바람 속에 몹시 정겹다.
두 시간여를 올라 조망이
탁 트이는 바위전망대.
산 아래로는 물소리인지
바람소리인지 상쾌하게 들려오더니,
여기서는 문복산으로 뻗은 능선과
지룡산에서 상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운무에 휩싸여 눈을 싱그럽게 하고,
저 멀리 마치 로마병사의
투구모양처럼 봉긋 솟은 쌍두봉엔
소나무 한그루 운무 속에 홀로 섰고,
그 옆에 홀로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한 등산인 있으니,
그 모습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장(神將)의 모습같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반쯤은 운무에 가린 처녀 젖가슴 같기도 한
쌍두봉의 좌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어서
마치 한편의 무협지에 빠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무협지엔 저런 곳에서 절대고수들의
칼부림이 허공을 박차 오르며 불꽃을 튀기던데...
요즘 인터넷 무협지 만화에 빠져있는 나.
마치 내가 주인공인 듯한 착각에 빠져
허공답보(虛空踏步)의 내공을
선보이며 운무에 떠있다.
와호장룡에서 주인공인 주윤발이
선보인 허공답보의 내공을..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가느다란
대나무 끝을 밟고선 자연에 하나된 모습을...
안개구름이 봉우리 중간을 걸치고 있을 땐
그야말로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 하다.
여기서부터 쌍두봉(910m)까지
등산로는 그야말로 바위행진.
쌍두봉의 정상인 우봉으로 오르는 길은
깎아지른 바위구간을 거의 직벽으로 2~30여미터.
우회하는 등산로도 있지만
그 곳을 타고 오르면 스릴 만점.
운무 낀 바위를 가는 자일에 의지해
오름은 온 몸에 짜릿한 전율을 일으킨다.
정상의 조망은 가히 천하일품이다.
옹강산, 문복산, 지룡산, 가지산
북릉이 한 품에 안긴다.
그리 넓지 않은 정상엔 앞서 올라선
몇몇이 흐르는 땀을 식히며 감탄해 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코스로 올라선 부산 백산이 주는 신비로움은 그 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에 있다.
1> 언제 : 2003년 9월 7일 일요일
2> 어디로 : 청도군 운문면 쌍두봉과 상운산
3> 누구와 : 산노을, 향기, 늑대산행
산 높고 골 깊은 경북 청도군 운문면에 자리한 쌍두봉.
산행로는 청도 삼계리 천문사에서 시작해
쌍두봉에 올라선 뒤 상운산(上雲山1118.4m 혹은 1114m로 표기 된 곳도 있다)을 넘어
학심이골로 빠져 배넘이재를 넘어 다시 삼계리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 산행이다.
명산준봉에 버금가는 기품 있는 조망과 늠름한 바위 봉우리, 청정 산길을 품고 있는 산행이다.
산행 기점인 삼계리는 인근 문복산 계살피 계곡과 운문령을 따라 흘러내리는 생금비리계곡,
그리고 배넘이재에 흘러내린 배너미계곡이 한데 모이는 곳이다.
운문령을 넘어가는 향기님의 늙은 애마는 굽이굽이 돌아가는 신작로를 힘겹게 부르릉거리며 오르고,
때마침 몰려온 뿌우연 안개는 운전자인 향기님에겐 성가신 존재이겠지만,
나에겐 4차원의 세계로 이끄는 길잡이 같다.
순간순간 사라졌다 다시 몰아치는 안개는 오늘 산행을 미리 예견이라도 하는 듯.
힘겹게 오른 애마는 내리막길에선 운무를 눈밭으로 착각하는지
설원(雪原)을 지치는 스키어처럼 쏜살같이 미끄러져 내려간다.
아침 9시 5분 쌍두봉 가든 근처
괜히 마음이 바빠지고 어수선한 분위기의 추석 대목.
그 때문인지 산행에 참가한 인원은 단 3명.
오늘도 아주 조촐한 산행을 시작한다.
가든 근처 너른 공터에 주차시키고 산행준비를 갖춘다.
고속도로를 달릴 땐 간간이 차창을 때리던 빗방울.
때론 굵게 때론 가늘게 내리더니 운문령 넘어 생금비리 계곡을 내려서니 다행히 비는 그치고,
하늘엔 엷은 구름만 덮여있어 오히려 산행하기엔 더 없는 날씨.
계곡의 공기도 적당히 선선함이 느껴지는데....
무더웠던 지난여름도 흘러가는 시간에 어쩔 수 없는 듯 그 기세가 한풀 꺾이고,
뒤따르는 가을의 문턱에 그 자리를 내주려 함인가.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손이 들어간다.
생금비리 계곡을 건너 쌍두봉 끝자락에 위치한 천문사엔 지금 불사가 한창이다.
쌍두봉 산행은 절 입구 배너미재로 올라서는 바로 왼쪽에 등산로가 뚜렷이 위치한다.
쉼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 길.
처음부터 꾸준히 경사진 길을 오른다.
길은 뚜렷하고 인적은 드물고 싱그러운 숲에선 맑고 향긋한 기운이 숲을 가득 채운다.
선선한 가을의 문턱에서도 막상 산을 오르니 땀이 송글 송글 맺히더니
어느새 몸은 삐져나온 노폐물로 촉촉이 젖어든다.
쉬엄쉬엄 오르며 전망이 좋은 곳에선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간식으로 배도 채운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계곡의 신선한 바람은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계곡의 물소리인지 바람소리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인지 모를 상쾌한 속사임이
계곡아래에서 끊임없이 들려오고 산등성이에서 내려다보이는 삼계리 일원의 산촌(山村)은
계곡에서 피어난 뿌우연 개스로 덮여있고 운무사이로 희끗희끗 비치는 모습이
시원한 산바람 속에 몹시 정겹다.
두 시간여를 올라 조망이 탁 트이는 바위전망대.
산 아래로는 물소리인지 바람소리인지 상쾌하게 들려오더니,
여기서는 문복산으로 뻗은 능선과 지룡산에서 상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운무에 휩싸여 눈을 싱그럽게 하고,
저 멀리 마치 로마병사의 투구모양처럼 봉긋 솟은 쌍두봉엔 소나무 한그루 운무 속에 홀로 섰고,
그 옆에 홀로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한 등산인 있으니,
그 모습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장(神將)의 모습같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반쯤은 운무에 가린 처녀 젖가슴 같기도 한 쌍두봉의 좌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어서
마치 한편의 무협지에 빠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무협지엔 저런 곳에서 절대고수들의 칼부림이 허공을 박차 오르며 불꽃을 튀기던데...
요즘 인터넷 무협지 만화에 빠져있는 나.
마치 내가 주인공인 듯한 착각에 빠져 허공답보(虛空踏步)의 내공을 선보이며 운무에 떠있다.
와호장룡에서 주인공인 주윤발이 선보인 허공답보의 내공을..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가느다란 대나무 끝을 밟고선 자연에 하나된 모습을...
안개구름이 봉우리 중간을 걸치고 있을 땐 그야말로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 하다.
여기서부터 쌍두봉(910m)까지 등산로는 그야말로 바위행진.
쌍두봉의 정상인 우봉으로 오르는 길은 깎아지른 바위구간을 거의 직벽으로 2~30여미터.
우회하는 등산로도 있지만 그 곳을 타고 오르면 스릴 만점.
운무 낀 바위를 가는 자일에 의지해 오름은 온 몸에 짜릿한 전율을 일으킨다.
정상의 조망은 가히 천하일품이다.
옹강산, 문복산, 지룡산, 가지산 북릉이 한 품에 안긴다.
그리 넓지 않은 정상엔 앞서 올라선 몇몇이 흐르는 땀을 식히며 감탄해 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코스로 올라선 부산 백수산악회 회원 한 분은 뒤쳐진 일행을 오랫동안 기다리느라
시원하다 못해 한기가 느껴진단다.
배너미, 생금비리에서 개스를 품고 올라오는 바람이 그렇게 느껴졌다.
산 속에서 이런 날씨는 사실 순간을 예측할 수 없다.
훤히 보이던 주위 조망이 순식간에 운무에 휩싸이며 눈앞을 가려버린다.
쌍두봉을 내려서 20여분을 오르내려 도착한 첫 헬기장.
때는 정오를 살짝 넘어선 시각.
점심시간은 회사에서 칼같이 길들여져 있어 때만 되면 배 속이 아우성친다는 노을님.
우린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다.
운무에 가린 산중에서 라면을 끓여 밥과 함께한 오찬(午餐)은 산해진미(山海珍味)가 별거던가!
예가 바로 그것인걸!
단지 하나 곡차가 빠졌다는 것이 무척 아쉽다.
노을님이 준비한 막걸리는 올라오는 도중 신선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깨끗이 비워졌고,
여유롭게 준비하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궁하면 통한다고 점심을 다하고 나니 배넘이에서 올라온 남녀 한 무리들.
그들도 자리를 펴고 점심을 준비하면서 향기님이 준비한 떡이 맛있어 보이는지 하나 얻어먹잔다.
노을님 제일 이쁜 사람만 하나 맛보라고 농담을 한다.
그리고 그들이 내어놓는 곡차.
곡차 한잔 얻어 먹자하니 그 대가로 떡을 더 요구한다.
원시적인 물물교환이 이루어지고 곡차 한 잔을 얻어먹는데 왠지 손해 본 느낌이랄까! ^^*
제2, 제3 헬기장을 지나 40여분을 오르내려 마침내 도착 한 곳.
상운산(1114 혹은 1118.4m로 표기 된 곳도 있다)
마침 정상에서 점심을 하는 이들이 있어 학심이골로 빠지는 코스를 물으니,
다시 되돌아 내려가라는데, 잠시 방향 감각이 헷갈린다.
되돌아가라니....
우린 남동쪽으로 산행이 계속되었는데, 가지산 방향은 상운산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꺾어진다.
그런데 등산로는 거의 U턴 하는 식으로 내려서야 운문령에서 가지산으로 향하는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정상에서 정 동쪽으로 뻗은 능선은 어디로 향하는 곳인지....
몇 해 전 운문령에서 이곳을 올라 보았다는 향기님.
그 때는 이 곳이 무슨 산이었는지 몰랐다는데, “이제 보니 여기가 바로 그때 그곳이었구나!”라며
마치 잃어버린 물건 되찾은 사람처럼 마냥 기뻐한다.
기억이 새롭다며....
그렇게 기뻐 날뛰며(?) 도착한 곳, 임도.
학심이골을 몇 번을 내려갔지만 아직 등산로는 한번도 타지 못했었고,
또한 학소대 폭포도 한 번도 구경을 못했다.
늘 엉뚱한 코스로 접어들어 헤매며 내려선 기억만 있을 뿐이다.
오늘도 혹시 길을 잃을까 염려스러웠지만 다행히 똑똑한 향기님이 있어 그럴 염려는 없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학심이골 등산로를 거니는 것이다.
그런데 학심이골로 향하다 보니 등산로를 걷는 것 보단
없는 길, 잡목과 가시 넝쿨을 헤치며 나아가는 것만 못하다는 느낌은 왜일까?
도대체 이 느낌이란!
가파른 내리막길을 벗어나니 바위로 이루어진 돌계단 길.
이끼 낀 바위를 조심조심 밟고 지나자니 다리에 무리가 오는 듯 하다.
중간 중간 계곡 수에 땀도 훔치고 얼마나 내려 왔을까?
학심이골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심산유곡.
늘 그렇듯 마치 강원도 깊은 산 속에 있는 듯 한 기분이 드는 곳.
골이 얼마나 깊은지.
이런 곳이 있어 영남알프스가 더욱 더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그리고 늘 신비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보너스, 학소대!
절경을 감상하고 아무런 생각 없이 앞서 내려가는데,
뒤가 조용하여 돌아보니 두 분이 보이지 않아 되돌아 올라서니, 그들은 학소대를 찾아 옆길로 빠진다.
뒤따르니 옆의 계곡을 따라 계속 오르는데, 갑자기 물소리가 거세게 들려온다.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학소대.
마침내 그 천년의 신비를(너무 표현이 거창하나? ^^*) 내게 드러낸다.
몇 번의 찾음 끝에.....
이곳에 꼭꼭 숨어 있었으니 내 어찌 찾을 수 있었으리오!
폭포 앞 바위에 걸터앉아 물소리 바람소리로 온 몸을 적시며 넋을 놓아 감상한다.
이곳이 어디쯤인지 대충 가늠해 본다.
주위 산세로 보아 가지 북릉에서 뻗어 나온 한 지능선이 아닐까 싶은데...
폭포 주위론 가파른 경사로 이루어져 있어 아직까지 그 누구에게도 처녀림을 허용하지 않은 듯 하여
다음에 폭포 주위로 개척 산행을 한번 나서 볼까 싶다.
가지 북릉을 사이에 두고 심심계곡과 학심이골이 합쳐지고,
여기에 운문산에서 형성된 천문지골과 합쳐 운문사를 휘돌아 운문댐으로 흐르는 청정지역을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걷노라니, 장거리 산행으로 비록 다리엔 약간의 통증도 오지만
휘파람은 바람소리에 맞추어 절로 휘~이 휘~이.
합수 지점 전 배넘이재로 넘기 위해 학심이골을 가로 지른다.
배넘이재로 오르는 등산로는 기분 좋은 고속도로.
경사도가 고만고만한 숲길을 훠~이 훠~이 걷는데, 맨 뒤로 쳐진 향기님은 힘이 부치는 모양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배낭을 베게삼아 수건을 뒤집어쓰고 아예 드러누워 버린다.
시간상 여유롭게 천천히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장시간 산행이 부담이 되었던 모양이다.
나도 무릎과 발바닥에 통증이 오는 것을 보면 오늘 산행이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닌가 보다.
잠시 휴식 후, 평지처럼 편안히 걷다 갑자기 나타난 가파른 오르막.
장거리 산행에 지친 우리들을 자꾸 밀어내리는 듯 하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마치 천리 길처럼 느껴진다.
배넘이재로 오르는 마지막 오름 길은 우리의 가슴을 죄어들어 가쁜 숨을 몰아쉰다.
계곡을 가로질러 30여분을 걸어 배넘이재에 오른다.
천성산 짚북재처럼 이곳도 교통 요충지, 사거리이다.
북서쪽 지룡산 코스, 동남쪽 쌍두봉에서 올라선 제1 헬기장코스, 북동쪽 삼계리 코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올라온 학심이골 코스가 남서쪽 방향으로 갈라진다.
우리의 종착지인 북동쪽 삼계리 코스로 내려선다.
저 멀리 우측으로 쌍두봉이 보이는데,
아침 운무에 가린 황상적인 모습은 간데없고, 그저 평범한 바위가 밋밋하게 솟아있을 뿐이다.
탄성을 지르며 아름다워 하던 모습은 어디가고, 평범히 바라 봐 지는 것은 내 마음이 간사한 탓인가....
재에서 30여분을 내려와서 천문사에 도착하게 되고 맑은 감로수로 목을 축이니
오늘의 산행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2003년 9월 7일 쌍두봉을 바라보며. <늑대산행>
<<피에쑤>> : 신복로터리에서 출발하기 전 아리랑님으로부터 온 전화 한 통.
그 쪽 일행 4명은 아랫재에서 심심계곡으로 해서 가지북릉으로 산행을 하는데,
합동 산행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관심을 가지고 전화까지 주셨는데,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다음에 산행을 같이 할 기회가 있으리라 봅니다.
혹 우리로 인하여 님들의 일행들에게 민폐를 끼칠까 염려스러웠습니다.
님들 즐거운 산행하셨는지요?
저희들은 천천히 쉬엄쉬엄 걷다보니 생각보다 산행시간이 꽤 걸리더군요.
무려 9시간(정확히 8시간 55분)이나 소요 되었으니까요.....
영남알프스 종주 들어가기 전에 미리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생각하렵니다.
그래도 아주 맛나고 재미난 환상적인 산행이었습니다.
님들도 그러했겠지요.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고요, 님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배경음악은 영화 "와호장룡" 의 OST "A Love Before Time (Mandarin)"입니다.
수산악회 회원 한 분은 뒤쳐진 일행을 오랫동안 기다리느라
시원하다 못해 한기가 느껴진단다.
배너미, 생금비리에서 개스를 품고 올라오는 바람이 그렇게 느껴졌다.
산 속에서 이런 날씨는 사실 순간을 예측할 수 없다.
훤히 보이던 주위 조망이 순식간에 운무에 휩싸이며 눈앞을 가려버린다.
쌍두봉을 내려서 20여분을 오르내려 도착한 첫 헬기장.
때는 정오를 살짝 넘어선 시각.
점심시간은 회사에서 칼같이 길들여져 있어 때만 되면 배 속이 아우성친다는 노을님.
우린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다.
운무에 가린 산중에서 라면을 끓여 밥과 함께한 오찬(午餐)은 산해진미(山海珍味)가 별거던가!
예가 바로 그것인걸!
단지 하나 곡차가 빠졌다는 것이 무척 아쉽다.
노을님이 준비한 막걸리는 올라오는 도중 신선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깨끗이 비워졌고,
여유롭게 준비하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궁하면 통한다고 점심을 다하고 나니 배넘이에서 올라온 남녀 한 무리들.
그들도 자리를 펴고 점심을 준비하면서 향기님이 준비한 떡이 맛있어 보이는지 하나 얻어먹잔다.
노을님 제일 이쁜 사람만 하나 맛보라고 농담을 한다.
그리고 그들이 내어놓는 곡차.
곡차 한잔 얻어 먹자하니 그 대가로 떡을 더 요구한다.
원시적인 물물교환이 이루어지고 곡차 한 잔을 얻어먹는데 왠지 손해 본 느낌이랄까! ^^*
제2, 제3 헬기장을 지나 40여분을 오르내려 마침내 도착 한 곳.
상운산(1114 혹은 1118.4m로 표기 된 곳도 있다)
마침 정상에서 점심을 하는 이들이 있어 학심이골로 빠지는 코스를 물으니,
다시 되돌아 내려가라는데, 잠시 방향 감각이 헷갈린다.
되돌아가라니....
우린 남동쪽으로 산행이 계속되었는데, 가지산 방향은 상운산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꺾어진다.
그런데 등산로는 거의 U턴 하는 식으로 내려서야 운문령에서 가지산으로 향하는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정상에서 정 동쪽으로 뻗은 능선은 어디로 향하는 곳인지....
몇 해 전 운문령에서 이곳을 올라 보았다는 향기님.
그 때는 이 곳이 무슨 산이었는지 몰랐다는데, “이제 보니 여기가 바로 그때 그곳이었구나!”라며
마치 잃어버린 물건 되찾은 사람처럼 마냥 기뻐한다.
기억이 새롭다며....
그렇게 기뻐 날뛰며(?) 도착한 곳, 임도.
학심이골을 몇 번을 내려갔지만 아직 등산로는 한번도 타지 못했었고,
또한 학소대 폭포도 한 번도 구경을 못했다.
늘 엉뚱한 코스로 접어들어 헤매며 내려선 기억만 있을 뿐이다.
오늘도 혹시 길을 잃을까 염려스러웠지만 다행히 똑똑한 향기님이 있어 그럴 염려는 없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학심이골 등산로를 거니는 것이다.
그런데 학심이골로 향하다 보니 등산로를 걷는 것 보단
없는 길, 잡목과 가시 넝쿨을 헤치며 나아가는 것만 못하다는 느낌은 왜일까?
도대체 이 느낌이란!
가파른 내리막길을 벗어나니 바위로 이루어진 돌계단 길.
이끼 낀 바위를 조심조심 밟고 지나자니 다리에 무리가 오는 듯 하다.
중간 중간 계곡 수에 땀도 훔치고 얼마나 내려 왔을까?
학심이골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심산유곡.
늘 그렇듯 마치 강원도 깊은 산 속에 있는 듯 한 기분이 드는 곳.
골이 얼마나 깊은지.
이런 곳이 있어 영남알프스가 더욱 더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그리고 늘 신비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보너스, 학소대!
절경을 감상하고 아무런 생각 없이 앞서 내려가는데,
뒤가 조용하여 돌아보니 두 분이 보이지 않아 되돌아 올라서니, 그들은 학소대를 찾아 옆길로 빠진다.
뒤따르니 옆의 계곡을 따라 계속 오르는데, 갑자기 물소리가 거세게 들려온다.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학소대.
마침내 그 천년의 신비를(너무 표현이 거창하나? ^^*) 내게 드러낸다.
몇 번의 찾음 끝에.....
이곳에 꼭꼭 숨어 있었으니 내 어찌 찾을 수 있었으리오!
폭포 앞 바위에 걸터앉아 물소리 바람소리로 온 몸을 적시며 넋을 놓아 감상한다.
이곳이 어디쯤인지 대충 가늠해 본다.
주위 산세로 보아 가지 북릉에서 뻗어 나온 한 지능선이 아닐까 싶은데...
폭포 주위론 가파른 경사로 이루어져 있어 아직까지 그 누구에게도 처녀림을 허용하지 않은 듯 하여
다음에 폭포 주위로 개척 산행을 한번 나서 볼까 싶다.
가지 북릉을 사이에 두고 심심계곡과 학심이골이 합쳐지고,
여기에 운문산에서 형성된 천문지골과 합쳐 운문사를 휘돌아 운문댐으로 흐르는 청정지역을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걷노라니, 장거리 산행으로 비록 다리엔 약간의 통증도 오지만
휘파람은 바람소리에 맞추어 절로 휘~이 휘~이.
합수 지점 전 배넘이재로 넘기 위해 학심이골을 가로 지른다.
배넘이재로 오르는 등산로는 기분 좋은 고속도로.
경사도가 고만고만한 숲길을 훠~이 훠~이 걷는데, 맨 뒤로 쳐진 향기님은 힘이 부치는 모양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배낭을 베게삼아 수건을 뒤집어쓰고 아예 드러누워 버린다.
시간상 여유롭게 천천히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장시간 산행이 부담이 되었던 모양이다.
나도 무릎과 발바닥에 통증이 오는 것을 보면 오늘 산행이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닌가 보다.
잠시 휴식 후, 평지처럼 편안히 걷다 갑자기 나타난 가파른 오르막.
장거리 산행에 지친 우리들을 자꾸 밀어내리는 듯 하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마치 천리 길처럼 느껴진다.
배넘이재로 오르는 마지막 오름 길은 우리의 가슴을 죄어들어 가쁜 숨을 몰아쉰다.
계곡을 가로질러 30여분을 걸어 배넘이재에 오른다.
천성산 짚북재처럼 이곳도 교통 요충지, 사거리이다.
북서쪽 지룡산 코스, 동남쪽 쌍두봉에서 올라선 제1 헬기장코스, 북동쪽 삼계리 코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올라온 학심이골 코스가 남서쪽 방향으로 갈라진다.
우리의 종착지인 북동쪽 삼계리 코스로 내려선다.
저 멀리 우측으로 쌍두봉이 보이는데,
아침 운무에 가린 황상적인 모습은 간데없고, 그저 평범한 바위가 밋밋하게 솟아있을 뿐이다.
탄성을 지르며 아름다워 하던 모습은 어디가고, 평범히 바라 봐 지는 것은 내 마음이 간사한 탓인가....
재에서 30여분을 내려와서 천문사에 도착하게 되고 맑은 감로수로 목을 축이니
오늘의 산행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2003년 9월 7일 쌍두봉을 바라보며. <늑대산행>
<<피에쑤>> : 신복로터리에서 출발하기 전 아리랑님으로부터 온 전화 한 통.
그 쪽 일행 4명은 아랫재에서 심심계곡으로 해서 가지북릉으로 산행을 하는데,
합동 산행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관심을 가지고 전화까지 주셨는데,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다음에 산행을 같이 할 기회가 있으리라 봅니다.
혹 우리로 인하여 님들의 일행들에게 민폐를 끼칠까 염려스러웠습니다.
님들 즐거운 산행하셨는지요?
저희들은 천천히 쉬엄쉬엄 걷다보니 생각보다 산행시간이 꽤 걸리더군요.
무려 9시간(정확히 8시간 55분)이나 소요 되었으니까요.....
영남알프스 종주 들어가기 전에 미리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생각하렵니다.
그래도 아주 맛나고 재미난 환상적인 산행이었습니다.
님들도 그러했겠지요.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고요, 님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배경음악은 영화 "와호장룡" 의 OST "A Love Before Time (Mandarin)"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