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빛고을전세버스 2021. 6. 3. 05:27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네번째), 구광모 LG 그룹 회장(왼쪽),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에서 앞서 환담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네번째),
구광모 LG 그룹 회장(왼쪽),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에서 앞서 환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4대 그룹 대표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의 필요성을 언급한

기업인들의 의견을 경청한 뒤
이같이 답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 부회장은 구속수감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대표만을
따로 초청해 만난 건 취임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한
이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달라”며 사면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경제 5단체는 지난 4월 청와대에
이 부회장의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에 이어 김기남 부회장은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참석자도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며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직접
“경제 5단체의 건의가
뭘 의미하는 것인가”라고
확인하려 했고, 이에 최 회장이
“이 부회장의 사면을 뜻한다”며
건의 내용을 분명히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총수가 구속된
삼성전자의 고충을 언급하며
“지금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2월1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2월1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핵심 참모들 사이에서도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접근이 예상했던 것보다
크게 전향적으로 바뀌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연설 때만해도 “형평성과 과거의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충분히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들어서
판단해 나가겠다”고만 말했다.

익명을 원한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의견을 듣겠다’던 발언이 ‘공감하는 국민이 많다’고 바뀐 것은 사면 가능성을 그만큼 크게 열어뒀다는 뜻”이라며 “광복절 특별사면대상에 이 부회장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문 대통령은 해외투자 등 기업활동을 사면의 중요한 명분으로 여기고 있다"며 "해외 출장 등에 제약이 따르는 가석방의 가능성은 없다고 보면 되고, 사면ㆍ복권을 통한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이 크다는게 청와대 내부의 분석”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사면 관련 발언이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 대해 감사를 표명하는 맥락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면 관련된 발언에 앞서 “우리나라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와서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수소차와 전기차의 연구와 생산을 주도해왔으며, 배터리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고 말했다. 모두 기업 총수의 결단에 따라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분야다. 문 대통령은 이어 “기업의 앞서가는 결정이 없었다면 오늘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 사면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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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사면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청와대 내부 사정에 밝은 또다른 여권 고위 인사는 “현재까지 광복절 사면을 위한 구체적 절차가 청와내에서 진행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문 대통령의 최종적인 결정이 내려질 경우 실무적인 절차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청와대 내부 기류"라고 했다.

이 부회장의 사면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각에선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이 연계돼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여권에선 이 부회장과 전직 대통령을 분리해 대응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더 많다”며 “다만 투명한 경영 승계 계획 등을 밝힌 삼성과 달리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국민 여론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달 한ㆍ미 정상회담 때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의 협조에 대해 여러차례 감사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ㆍ미관계가 기존에도 튼튼한 동맹관계였지만 그 폭이 더 확장돼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바이오 등에서 서로 부족한 공급망을 보완하는 동반자적 관계가 됐다”며 “4대 그룹의 기여가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이라이트는 공동기자회견 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대 그룹 대표들을) 직접 지목해 일어서서 소개받았던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최태원 회장은 “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미국 상황에 한국의 투자가 적절한 시기에 이뤄져 바이든 정부가 고마워했다”고 화답했다. 정의선 회장도 “정부의 회복, 포용, 도약이라는 목표 달성에 함께하겠다”며 특히 “탄소중립은 후세대에 대한 현세대의 의무”라고 했다. 구광모 회장은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 갈등 등 예측할 수 없는 위기가 다가왔는데, 정부가 기업의 의견을 듣고 대처해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미 투자로 국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중소ㆍ중견기업, 협력업체들이 동반 진출하고, 부품ㆍ소재ㆍ장비 수출이 늘어 국내 일자리가 더 창출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2의 평택공장을 언급하며 “국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간담회에 초청한 4대 그룹 대표들에게 문 대통령과 이전에 함께 찍은 사진을 인화한 액자를 선물하고 P4G정상회의때 수소차에 부착했던 차량 번호판을 기념으로 정의선 회장에게 증정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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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날 간담회에 초청한 4대 그룹 대표들에게 문 대통령과 이전에 함께 찍은 사진을 인화한 액자를 선물하고 P4G정상회의때 수소차에 부착했던 차량 번호판을 기념으로 정의선 회장에게 증정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기업과 정부가 갖고 있는 정보를 호혜적으로 공유하자”는 취지로 정부와 기업간 정보공유도 제안했다. 또 한ㆍ미 정상회담 때 메뉴였던 크랩케이크를 비롯해 한우갈비, 민어간장구이, 토종닭으로 만든 온반 등 평소보다 풍성하게 준비된 메뉴를 언급하며 “메뉴가 좋은 것이 나왔다. 자주 오셨으면 좋겠다”며 지속적 소통을 요청했다. 이밖에 취재진에게 “(사진을) 잘 찍어달라”고 요청하는가하면 “대통령 전용차도 수소차, 청와대 관용차도 수소차라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등 기업과의 친근함을 강조한 점도 눈에 띄었다.